알파벳(GOOGL) 2분기 실적 분석 — 하나만 고르라면 여전히 구글, 다만 ‘조건부’입니다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빅테크 중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저는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까이가 구글이라 이번 실적을 꽤 긴장하면서 봤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숫자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시간외에서 4% 가까이 빠지더라구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저는 왜 그럼에도 추가매수를 하려는지, 오늘은 조금 길게 정리해보겠습니다.


1. 2분기 실적 요약 — 숫자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1)핵심 지표

구분2분기 실적시장 예상치전년 대비
매출1,198억 달러1,169억 달러+24%
영업이익407.7억 달러+30%
영업이익률34%+2%p
순이익1,121.9억 달러+298%
EPS9.11달러2.89달러
설비투자(CAPEX)449.2억 달러441.5억 달러약 2배
구글 분기별 매출

매출은 1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입니다. 이 덩치에 +24%라는 게 사실 말이 안 되는 숫자거든요.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 하나 짚고 가겠습니다.

순이익이 전년 대비 4배가 됐고 EPS가 예상치의 3배가 넘는데, 이건 본업이 갑자기 4배 좋아진 게 아닙니다.

알파벳이 투자해둔 앤트로픽(클로드 만드는 회사), 스페이스X 등의 지분 가치가 약 1,000억 달러 올라가면서 평가이익이 순이익에 반영된 겁니다.

회계상 착시이니 순이익보다는 영업이익(+30%)을 보시는 게 본업 체력을 정확히 보는 방법입니다.


2) 사업부문별 매출

부문매출전년 대비비고
검색 및 기타632.7억 달러+17%예상치 소폭 하회
유튜브 광고111억 달러+13%
구글 서비스 전체945억 달러+15%검색+유튜브+구독 등
구글 클라우드248억 달러+82%예상치(224.6억) 대폭 상회
아더베츠(웨이모 등)3.8억 달러영업손실 18억 달러
구글 사업부분별 매출

이번 분기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클라우드입니다.

구글 성장률 그래프

성장률이 32% → 34% → 48% → 63% → 82%로 다섯 분기 연속 가속 중이고, 클라우드 영업이익도 88억 달러로 1년 만에 3배가 됐습니다.

수주잔고(앞으로 매출로 잡힐 계약 금액)는 5,140억 달러로 한 분기 만에 540억 달러가 늘었네요.

미래 매출이 이미 장부에 쌓여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주가는 빠졌을까요

돈을 너무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아래 차트를 보시면 시장이 왜 놀랐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알파벳 CAPEX 현황

2분기에 본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영업현금흐름)은 391억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설비투자로 449억 달러를 썼습니다.

그 결과 잉여현금흐름(FCF)이 -59억 달러, 알파벳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두 분기 전만 해도 +246억 달러였던 FCF가 반년 만에 마이너스로 꺾인 겁니다.

차트에서 주황색 선(설비투자)을 보시면 1년 만에 224억 → 449억 달러로 정확히 2배가 됐습니다.

회사는 올해 연간 설비투자 가이던스도 최대 1,900억 달러에서 2,050억 달러로 또 올렸고, CFO는 “FCF는 당분간 인프라 투자 때문에 계속 압박받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실제로 부족한 현금을 메우려고 지난 6월에 약 500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와 200억 달러의 채권 발행까지 했습니다. 현금 부자였던 구글이 외부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시대가 온 거죠.

시장은 이 부분에 찬물을 맞은 겁니다.

한 가지 균형을 잡자면, 최근 12개월 누적 FCF는 여전히 +533억 달러로 흑자입니다.

사업이 망가져서가 아니라 투자 속도가 현금 창출 속도를 앞질러서 생긴 적자라는 점은 구분해야 합니다.

다만 이 적자가 몇 분기나 이어지는지는 뒤에서 말씀드릴 체크리스트에 넣었습니다.


2. 우려되는 점 — 저는 야후가 자꾸 생각납니다

야후는 어떻게 몰락했나

혹시 야후 기억하시나요? 90년대 말~2000년대 초, 야후는 인터넷의 관문 그 자체였습니다. 한때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넘던 절대 강자였죠. 그런데 지금 야후를 쓰는 사람이 있나요? 2017년, 핵심 사업이 버라이즌에 고작 45억 달러 정도에 팔리면서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몰락의 과정을 뜯어보면 소름 돋는 부분이 있습니다.

① 본업(검색)을 스스로 소홀히 했습니다

검색을 신생 기업이던 구글에 외주 주고, 자기들은 미디어·포털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그 외주가 구글을 키웠습니다.

②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벌렸습니다

뉴스, 메일, 쇼핑, 미디어, 광고… 다 하다가 정체성을 잃었습니다.

“야후는 기술 회사인가, 미디어 회사인가.” 이 질문에 스스로도 답을 못 했습니다.

③ 의사결정은 느려지고, 인재는 떠났습니다

CEO가 계속 바뀌고, 핵심 인재들은 경쟁사와 스타트업으로 빠져나갔습니다.

그 사이 구글 인수 기회도, 페이스북 인수 기회도 놓쳤습니다.

이 세 가지를 기억해두시고, 지금의 구글을 보겠습니다.

구글에서 보이는 비슷한 그림자들

그림자 ① AI 인재 유출

현대 AI의 뿌리인 트랜스포머 논문(‘Attention Is All You Need’, 2017). 이걸 쓴 사람이 구글 연구원 8명입니다.

그런데 이 8명, 전원 구글을 떠났습니다. OpenAI로, 자기 회사 창업으로요.

지금도 딥마인드 출신들이 OpenAI, 앤트로픽, 메타 등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습니다.

야후 몰락의 핵심 원인 중 하나가 인재 유출이었습니다.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그림자 ② 제미나이에 대한 여론 악화

이건 제 솔직한 경험담인데요. 저도 제미나이를 유료구독하다가 클로드로 갈아탔습니다. 성능 차이를 몸으로 느꼈거든요. 커뮤니티 여론도 비슷합니다.

물론 제미나이 앱 MAU가 9.5억 명이라는 발표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 무료로 기본 탑재해서 늘린 숫자와, 돈 내고 쓰는 충성 사용자는 질이 다릅니다.

저처럼 돈을 내다가 떠나는 사용자가 나온다는 게 제일 안 좋은 신호입니다.

그림자 ③ 너무 많은 사업, 느려지는 속도

검색, 유튜브, 클라우드, 안드로이드, 웨이모, 하드웨어, 딥마인드…

개인적으로는 이 문어발 구조 때문에 유기적인 업무 협조가 안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이번 실적발표에서 피차이 CEO는 제미나이 3.5 프로에 대해 “테스트 중”이라고만 답했습니다. 출시 지연 우려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피차이 스스로도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 있다”고 인정했더라구요.

경쟁사들은 몇 달 단위로 새 모델을 쏟아내는 시대입니다.

조직이 크고 복잡해서 속도가 안 나는 거라면, 야후가 걸었던 길과 정확히 같은 길입니다.

넷째, 현금흐름 적자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FCF 첫 적자요. 투자가 성과로 돌아오면 문제없지만, 회수가 늦어지면 재무 부담이 본업을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3. 그럼에도 긍정적인 점 — 저는 이래서 구글을 삽니다

구글은 야후의 몰락을 가장 가까이서 본 회사입니다

야후 몰락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였나요? 구글입니다. 야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링 바로 옆에서, 아니 링 위에서 직접 지켜본 회사죠.

검색 외주를 받던 을의 입장에서 갑을 무너뜨린 경험이 회사 DNA에 새겨져 있습니다.

야후의 실수를 가장 잘 아는 회사가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봅니다.

실제로 이번 실적발표에서도 투자 우선순위를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 → 검색·유튜브 핵심 제품 → 클라우드’ 순으로 명확히 했고, 제미나이 4를 위한 역대 최대 규모 사전학습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적어도 본업의 다음 세대에 돈을 아끼지는 않고 있습니다.

워런 버핏이 선택한 회사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2025년 하반기에 알파벳을 수십억 달러 규모로 매수한 게 공개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신뢰가 확 갔는데요.

버핏은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안전한 투자만 하는 사람입니다.

평생 기술주를 피하다가 애플을 샀고, 그 다음이 구글이었습니다. ‘망하지 않을 회사’를 고르는 데 평생을 바친 사람이 은퇴 후 고른 종목이라는 점은, 적어도 하방이 단단하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르지 않는 수익 창출원과 생태계

검색, 유튜브, 안드로이드, 크롬, 지도, 지메일. 각각이 수십억 명이 매일 쓰는 서비스입니다.

이 생태계에서 나오는 광고 매출만 분기 816억 달러입니다.

AI 투자 경쟁에서 다른 회사들은 외부에서 돈을 끌어와야 하지만, 구글은 본업이 벌어주는 돈으로 싸울 수 있습니다. 장기전으로 갈수록 유리한 구조입니다.

제가 추가로 보는 장점들

여기서부터는 실적을 뜯어보며 제가 추가로 정리한 포인트입니다.

  • 풀스택 AI 수직계열화. 구글은 자체 AI 칩(TPU)부터 데이터센터, 초거대 모델, 소비자 서비스까지 전부 내재화한 유일한 회사입니다. 엔비디아 GPU를 웃돈 주고 사야 하는 경쟁사 대비 원가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최근에는 TPU를 외부에 판매하는 계획까지 공식화했습니다.
  • 클라우드 수주잔고 5,140억 달러. 이건 ‘앞으로 들어올 매출’이 이미 계약서로 쌓여 있다는 뜻입니다. 향후 몇 년의 클라우드 성장은 사실상 예약돼 있습니다.
  • 유통망의 힘. 모델 성능이 잠시 뒤처져도, 검색·안드로이드·유튜브라는 배포 채널이 있어서 따라잡을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제미나이가 (저 같은 사람이 떠났는데도) MAU 9.5억을 찍은 건 이 유통망의 힘입니다. 야후에는 없던 무기죠.
  • 웨이모라는 숨은 옵션. 아직 적자지만, 자율주행이 상용화 구간에 들어서면 지금 주가에 반영 안 된 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4. 개인적인 의견 — 추가매수합니다. 단,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저에게 “평생 딱 하나의 기업만 투자해야 한다면?”이라고 물으면 답은 구글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실적을 확인하고 추가매수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길게 야후 이야기를 한 이유가 있습니다.

구글이 야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0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아래 항목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이게 오늘 글에서 제일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제가 주기적으로 확인할 체크리스트

점검 항목확인 주기이런 신호가 나오면 경계
핵심 AI 인재 이탈수시 (뉴스)딥마인드 핵심 연구진의 연쇄 퇴사, 임원급 이탈 반복
차기 모델 출시 속도수시제미나이 3.5 프로에 이어 제미나이 4까지 지연되는 경우
검색·광고 성장률분기 실적마다검색 매출 성장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는 경우 (AI 검색에 트래픽 잠식)
제미나이 사용자 지표분기 실적마다MAU 성장 정체, 유료 사용자 이탈 언급
클라우드 성장률·수주잔고분기 실적마다성장률 급감 또는 수주잔고 감소 전환
투자 대비 회수분기 실적마다FCF 적자가 장기화되고 영업이익률까지 하락하는 경우

이 중 한두 개가 일시적으로 나빠지는 건 정상 범위라고 봅니다.

하지만 여러 항목이 동시에, 그리고 두세 분기 연속으로 악화된다면 저는 미련 없이 손절할 겁니다.

여기서 제가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체크리스트가 무너졌다는 건 시장이 이상해진 게 아니라 제 판단이 틀렸다는 뜻입니다.

그 시점에 원금 손실 상태라 하더라도 손절해야 합니다.

‘본전만 오면 팔아야지’라는 생각이야말로 계좌를 가장 크게 망가뜨리는 함정이거든요.

틀렸다는 증거가 쌓였는데도 버티는 건 투자가 아니라 고집입니다.

그리고 손절은 거기서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팔고 나서 반드시 복기를 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신호를 놓쳤는지, 어떤 부분을 낙관적으로만 해석했는지, 애초에 분석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점검하는 것까지가 손절입니다.

그래야 잃은 원금이 그냥 사라진 돈이 아니라 다음 판단을 고치는 수업료가 됩니다.

기업을 좋아하는 것과 투자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구글이라는 회사를 좋아하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회사니까 언젠가 오르겠지’라는 믿음으로 버티는 순간, 야후 주주들이 걸었던 길을 제가 걷게 되는 거거든요.

원칙은 계좌에게. 이게 제 결론입니다.


마치며 — 시장이 던지는 질문에 같이 답해보기

요즘 시장을 보면, 빅테크와 메모리반도체 주가를 통해 시장이 투자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I, 이거 진짜 돈이 되는 거 맞아?” 라고요.

이번 알파벳처럼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빠지는 날이 반복되니, 계좌를 보며 스트레스 받으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 의문이 나오는 게 오히려 건강한 시장의 증거라고 봅니다.

닷컴버블 때는 매출도 이익도 없는 회사들이 ‘인터넷’이라는 단어 하나로 치솟았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구글처럼 분기에 400억 달러를 실제로 벌어들이는 회사들이 그 이익으로 투자를 하고 있고, 시장은 그 투자가 회수될 수 있는지를 깐깐하게 따져 묻고 있는 겁니다.

그때보다 훨씬 견고한 토대 위에서 벌어지는 ‘검증’이라는 거죠.

그러니 의문을 가지는 건 이상한 게 아니라 당연한 과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가짐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AI에 투자한 이상, “왜 주가가 안 오르지”라고 감정을 쏟기보다는 시장과 같은 질문을 같이 던져보자고요.

이 회사의 투자는 정말 회수되고 있는가, 그 증거는 어느 숫자에서 확인할 수 있는가.

이렇게 질문하는 습관이 멘탈 관리에도, 투자 실력을 키우는 데도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위에서 정리한 체크리스트도 결국 그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려고 만든 저만의 도구인 셈입니다.

다음 분기 실적 때 그 답을 다시 확인하러 오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메모리 반도테 3사에 대한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공부와 기록을 위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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