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는 순했는데, 제 계좌는 제자리였습니다

먼저 작은 공지를 하나 드리자면, 매매일기는 앞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쓰려고 합니다.

매일 쓰면 좋을 것 같지만, 제 매매 방식이 원래 자주 사고파는 쪽이 아니라서요. 매일 기록하려면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하더라구요. 그래서 기록할 만한 변화가 생겼을 때 쓰는 쪽으로 정했습니다.

CPI가 나왔습니다 — 예상치에 정확히 부합

이번 주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습니다.

지표 7월 6월 예상치
CPI (전년 대비) +3.4% +3.5% 부합
CPI (전월 대비) +0.1% −0.4% 부합
근원 CPI (전년 대비) +2.5% +2.6% 부합
근원 CPI (전월 대비) +0.2% 0.0% 부합

대표지수도 근원지수도, 전년 대비와 전월 대비 모두 예상치에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5월 4.2% → 6월 3.5% → 7월 3.4%로 석 달 연속 둔화이기도 하고요.

그동안 물가를 붙잡고 있던 주거비 상승률이 전월 대비 0.1%에 그친 게 컸습니다. 에너지 가격도 6월에 이어 7월에도 하락했고요.

시장 반응은 이렇게 나왔습니다.

  • 9월 금리 동결 확률이 발표 전 50%에서 약 60%로 상승
  • 나스닥 +0.54%, S&P500 +0.26%, 다우 −0.04%
  • 반도체주가 특히 강세 — 마이크론, 엔비디아, 델 등이 크게 올랐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3.50~3.75%에서 동결 중이고, 다음 FOMC는 9월 15~16일입니다.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예전에 따로 정리해둔 적이 있는데, 이번엔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줄었다”는 안도감이 기술주로 흘러간 전형적인 그림이었습니다.

지난주(8/7)와 비교

종목 수량 8/7 8/14 변화
구글(GOOGL) 27주 +42.6% +37.2% ▼ 5.4%p
QLD 79.8주 → 81.6주 +13.1% +17.4% ▲ 4.3%p
마이크론(MU) 2주 +104.8% +122.9% ▲ 18.1%p
총 투자자산 4,988만원 4,994만원 ▲ 6만원
현금 비중 46% 46%

시장은 올랐는데 제 총자산은 6만원 늘었습니다.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이유는 표에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구글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AI 핵심 인재 이탈 소식 이후로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일주일 새 3.5% 정도 내려왔습니다.

대신 마이크론이 18%p 넘게 올랐습니다. CPI 발표 후 반도체 랠리에 그대로 올라탄 결과입니다. QLD도 나스닥을 2배로 따라가니 4%p 넘게 올랐고요.

그러니까 이번 주 제 계좌는 구글이 판 구멍을 마이크론과 QLD가 메운 한 주였습니다. 의도한 분산은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네요.

이번 주 매매

QLD 기계적 매수만 평소대로 돌아갔습니다. 79.8주에서 81.6주로 늘었습니다. 그 외에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티어1은 여전히 발동되지 않았습니다. CPI가 순하게 나오면서 시장이 안도한 주였으니 공포지수가 20 아래로 갈 이유가 없었죠.

현금 46% — 이제는 좀 답답합니다

현금 비중이 또 46%입니다. 몇 주째 같은 숫자를 적고 있습니다.

제 F&G 티어 시스템의 목표 현금 비중은 30%인데, 실제로는 46%가 놀고 있습니다. 티어1 조건(공포지수 20 이하 그리고 나스닥100 −10%)이 안 켜지니 규칙상 쓸 수가 없거든요.

규칙을 지키는 건 맞는데, 몇 주째 자산의 절반이 아무 일도 안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솔직히 답답합니다. 상승장이 이어질수록 이 답답함은 커질 거고요.

그래서 요즘 이걸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라오어님의 VR(밸류 리밸런싱) 매매법, 기억하시나요?

그 글을 쓰면서 제 시스템의 약점을 정확히 봤습니다. 제 방식은 조건이 안 오면 아무것도 못 하는데, VR은 조건과 무관하게 매 사이클 돌아간다는 점이요.

그래서 요즘 VR의 구조에 공포탐욕지수를 결합한 방식을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VR처럼 목표선을 따라 꾸준히 돌리되, 공포 구간에서는 매수 강도를 키우는 식으로요. 현금이 놀지 않으면서도 공포 구간에서 더 담는, 두 방식의 장점만 가져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돌려보면 계속 같은 벽에 부딪힙니다. 안정성을 높이면 수익률이 떨어지고, 수익률을 높이면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하락 방어를 강하게 걸면 상승장에서 못 먹고, 공격성을 키우면 하락장에서 그대로 맞습니다. 어느 한쪽을 얻으면 반드시 다른 쪽을 내놓아야 하더라구요.

며칠 붙잡고 있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한 매매법이라는 건 애초에 없는 게 아닐까.

모든 시장에서 잘 통하는 방법이 있다면 다들 그걸 쓰고 있겠죠. 결국 어떤 방법이든 “무엇을 포기할지”를 고르는 일이고, 남는 건 내가 포기하기로 한 것을 몇 년간 견딜 수 있느냐인 것 같습니다.

제가 현금 46%를 들고 답답해하면서도 안 던지는 이유도 결국 그거고요. 상승장의 수익률을 포기한 대가로 하락장의 평온을 산 건데, 지금은 그 대가를 치르는 구간인 셈입니다.

아무튼 연구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정리되면 매매기법 카테고리에 과정을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잘 된 부분보다 안 된 부분이 더 많을 것 같은데, 그것까지 적어두는 게 이 블로그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 정리

  • 7월 CPI 3.4%, 예상치 부합 — 석 달 연속 둔화, 9월 동결 확률 60%로 상승
  • 구글은 약세 지속, 마이크론·QLD가 상쇄해 계좌는 사실상 제자리
  • QLD 기계적 매수만 진행, 티어1 여전히 미발동
  • 현금 46% 유지 — VR + 공포탐욕지수 결합 매매법 연구 중

본 글은 개인적인 기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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