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어 VR 매매법, 목표선 하나로 사고팝니다

지난 매매일기에서 소액으로 다른 매매기법들을 직접 테스트해보겠다고 썼는데요. 그 첫 번째로 VR(Value Rebalancing, 밸류 리밸런싱)을 공부해봤습니다.

무한매수법으로 알려진 라오어님이 만든 방법론입니다. 저처럼 레버리지 ETF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죠.

공식만 보면 복잡합니다. V, G, Pool에 2√G까지 나오니까요. 저도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뜯어보니 뼈대가 되는 아이디어는 의외로 단순하더라구요. 복잡해 보이는 건 그 단순한 생각을 숫자로 정확히 옮기는 과정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뼈대부터 하나씩 풀어보고, 제가 쓰는 F&G 티어 시스템과 무엇이 다른지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VR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건 딱 세 글자

등장인물은 셋뿐입니다.

V (Value) — 목표선

“이 시점에 내 주식은 이 정도는 돼 있어야 한다”고 미리 정해둔 기준선입니다. 실제 잔고가 아니라 내가 정한 눈금입니다.

E (Evaluation) — 실제 평가금

지금 내 주식이 실제로 얼마인지. 시장이 정하는 숫자라 제 의지와 무관하게 오르내립니다.

Pool — 대기 현금

아직 주식으로 바뀌지 않은 돈. 매수하면 줄고, 매도하면 늘어납니다.

G — 공격성 다이얼

제가 직접 정하는 숫자입니다. 작을수록 공격적, 클수록 보수적.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그림 하나로 보면 이렇습니다

머릿속에 선 두 개를 그려보세요.

  • V는 완만하게 우상향하는 선입니다. 계단처럼 조금씩 올라갑니다.
  • E는 그 주변에서 출렁이는 선입니다. 주가를 따라 위아래로 요동칩니다.

VR이 하는 일은 하나입니다. 2주에 한 번, 두 선의 간격을 재서 그 차이만큼 사거나 팝니다. 라오어님은 사이클 주기를 2주로 두고 운용합니다.

  • E가 V보다 아래면 → 부족한 만큼 매수
  • E가 V보다 위면 → 넘치는 만큼 매도

주가가 빠지면 자동으로 사게 되고, 오르면 자동으로 팔게 됩니다. 가격을 예측하지 않아도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죠.


숫자 두 사이클만 따라가 봅시다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숫자입니다.

시작 상태

  • 총 자금 1,000만원
  • 주식 500만원 매수 → E = 500
  • 남은 현금 → Pool = 500
  • 목표선 V = 500 (시작은 E와 같게)
  • G = 10으로 설정

1사이클 — 주가가 20% 빠졌습니다

항목 값
목표선 V 500
실제 평가금 E 400 (−20%)
차이 −100

E가 V보다 100 부족합니다 → 100만원어치 매수

  • 주식: 400 → 500
  • Pool: 500 → 400

다음 V = 직전 V + (Pool ÷ G) = 500 + (400 ÷ 10) = 540

2사이클 — 주가가 30% 반등했습니다

항목 값
목표선 V 540
실제 평가금 E 650
차이 +110

이번엔 E가 V를 110 초과했습니다 → 110만원어치 매도

  • 주식: 650 → 540
  • Pool: 400 → 510

다음 V = 540 + (510 ÷ 10) = 591

여기서 주목할 것

두 사이클을 도는 동안 저는 “지금이 바닥인가”, “여기가 꼭지인가”를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목표선과 실제 금액의 차이를 뺄셈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20% 빠졌을 때 샀고, 30% 올랐을 때 팔았습니다. 그리고 500이던 Pool이 510으로 늘었습니다. 판단 없이 한 바퀴 돌면서 실탄이 늘어난 겁니다.


Pool이 왜 V를 밀어올릴까

여기가 VR에서 가장 영리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V를 구할 때 Pool을 G로 나눠서 더합니다. 왜 하필 Pool일까요?

Pool은 “아직 쓸 수 있는 실탄”이기 때문입니다.

  • Pool이 두둑하다 = 여유가 있다 → V를 크게 올려 더 공격적으로 사게 만든다
  • Pool이 바닥났다 = 실탄이 없다 → V를 거의 안 올려 매수를 자제하게 만든다

남은 여력이 다음 행동의 강도를 자동으로 정하는 구조입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해라”는 별도 규칙 없이, 공식 하나가 액셀과 브레이크 역할을 동시에 합니다.

제 시스템의 현금 버퍼와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제 현금은 그냥 대기만 하지만, VR의 Pool은 다음 목표치 자체를 바꿉니다.

사실 이 항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에서 나왔습니다

VR 기본공식 유도 과정 — 상승률에서 Pool 나누기 G가 나오는 과정

원래 발상은 이랬습니다.

다음 V = 직전 V × 상승률

목표선을 얼마씩 더할지가 아니라, 몇 퍼센트씩 키울지로 생각한 겁니다.

그럼 그 상승률을 뭘로 정할까요. 여기서 Pool이 등장합니다. 다만 Pool 금액 자체가 아니라 Pool이 V에 비해 얼마나 큰지, 즉 (Pool ÷ V)라는 비율을 씁니다. 그리고 그 비율을 G로 나눠 강도를 조절합니다.

상승률 = 1 + (Pool ÷ V) ÷ G

이걸 원래 식에 넣고 정리하면, 직전 V끼리 약분되면서 그 단순한 형태가 나옵니다.

다음 V = 직전 V + (Pool ÷ G)

이 유도를 보고 나니 공식이 다르게 읽혔습니다. Pool ÷ G는 임의로 정한 덧셈 값이 아니라, “실탄이 목표선 대비 얼마나 두둑한가”라는 비율에서 나온 성장률이었던 거죠. 같은 Pool 1,000만원이라도 V가 1억일 때와 1,000만원일 때 의미가 다르다는 걸 공식이 알아서 반영합니다.

이 유도 과정은 라오어님이 카페에 공개한 자료를 참고해 제 방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G는 정확히 무엇을 조절하나

G는 사용자가 정하는 유일한 값입니다. 위 예시에서 10을 썼는데, 이걸 바꾸면 이렇게 달라집니다. (Pool이 400일 때 다음 V에 더해지는 값)

G 값 Pool ÷ G 성향
5 +80 공격적 — 목표선을 빠르게 올림
10 +40 중간
20 +20 보수적 — 천천히 올림

G가 작으면 목표선이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E가 따라잡기 어려우니 매수가 자주 나오고 Pool이 빨리 소진됩니다.

G가 크면 목표선이 완만합니다. E가 금방 따라잡으니 매도가 자주 나오고 Pool이 두껍게 유지됩니다.

같은 공식을 쓰면서도 사람마다 다른 성향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이유가 이 숫자 하나 때문입니다.

운용 중에 만지는 값은 G 하나뿐입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있습니다. 공식이 돌아가는 동안 제가 조절하는 값은 G 하나뿐입니다. V와 Pool은 공식이 알아서 계산해주고, E는 시장이 정하고, 사이클 주기는 2주로 고정돼 있으니까요.

다만 시작할 때 정해야 하는 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 시작 V — 첫 목표선을 얼마로 둘지
  • 주식과 Pool의 초기 비율 — 총 자금을 어떻게 쪼개고 시작할지
  • 적립금 — 매 사이클 얼마씩 추가로 넣을지
  • 대상 종목 — TQQQ인지 QLD인지. 변동성이 다르면 같은 G라도 체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값들은 한 번 정하면 도중에 바꾸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중간에 마음대로 G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 그게 곧 재량 판단이고, 규칙을 만든 이유가 사라지니까요.


기본공식과 그 한계

여기까지가 기본공식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다음 V = 직전 V + (Pool ÷ G) ± 적립금(또는 인출금)

장점은 명확합니다. 계산기 없이도 암산이 되고, 이해하는 데 5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한계가 있습니다. 하락장이 길어져 Pool이 바닥나면 V가 거의 평행선이 됩니다. 살 실탄도 없고 목표선도 안 움직이니, 사실상 존버와 다를 게 없어집니다.

라오어님도 이 부분을 아쉬워해서 실력공식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여기까지가 VR의 절반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조금 복잡해지는데, 왜 복잡해져야 했는지를 알고 보면 훨씬 덜 어렵습니다.


실력공식 — 목표선이 함께 내려옵니다

실력공식은 여기에 항을 하나 더합니다.

VR 기본공식과 실력공식 비교 — E 빼기 V를 2 루트 G로 나눈 항이 추가됨

추가된 부분이 하는 일은 하나입니다. 하락장에서 V 자체를 끌어내립니다. E가 V보다 한참 낮으면 그 차이만큼 목표선이 내려오는 거죠.

그런데 2√G는 왜 붙었을까

처음 공식을 봤을 때 제일 이해가 안 갔던 부분입니다. 그냥 (E − V)를 더하면 될 것 같은데, 왜 굳이 2√G로 나눌까요.

핵심은 “차이를 한 번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와 V의 차이가 −1,000이라고 해봅시다. 이걸 그대로 반영하면 V가 한 번에 1,000이나 떨어집니다. 그러면 다음 사이클에 곧바로 매도 신호가 나오고, 반등하면 또 급하게 V가 올라가고, 계좌가 요요처럼 출렁이게 됩니다.

2√G로 나누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G가 10이면 2√10은 약 6.3. −1,000을 6.3으로 나누면 약 −158. 즉 차이의 16% 정도만 반영됩니다. 목표선이 실제 평가금을 향해 한 번에 뛰어내리지 않고 조금씩 다가가는 셈이죠.

G 값 2√G 차이 반영 비율
4 4.0 약 25%
10 6.3 약 16%
25 10.0 약 10%

G가 클수록 반영이 느려집니다. 앞서 G를 “공격성 다이얼”이라고 했는데, 이 항에서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공식 전체에서 G 하나만 조절하면 성향이 일관되게 반영되는 구조인 거죠.

제가 이해한 바로는 G가 아니라 √G를 쓴 이유도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G로 나눴다면 G=25일 때 반영률이 4%까지 떨어져서, 보수적으로 설정한 사람은 하락장에서 V가 거의 안 움직이게 됩니다. 실력공식을 만든 취지가 사라지는 거죠. 제곱근을 씌우면 그 감쇠가 완만해져서 보수적인 설정에서도 하락을 의미 있게 반영합니다.

정리하면 2√G는 “얼마나 천천히 따라갈지”를 정하는 브레이크입니다.

V가 내려가면 뭐가 달라지나

목표치가 낮아지니 매도 시점이 훨씬 빨리 옵니다. 반등할 때 E가 V를 금방 따라잡으니까요.

파는 게 왜 좋냐 싶을 수 있는데, VR에서 매도는 Pool을 채우는 행위입니다. Pool이 채워져야 다음 하락에서 또 살 수 있습니다. 즉 사이클을 계속 돌리기 위한 매도인 셈입니다.

대신 부작용도 있습니다. V가 내려간 상태에서 매도 신호가 나오면 평단보다 낮은 가격에 팔게 될 수도 있습니다. 손실 확정이죠. 라오어님도 이 부분을 인정하면서, 성향에 따라 기본공식을 계속 써도 무방하다고 했습니다.


제 F&G 시스템과 비교하면

공부하면서 제일 흥미로웠던 게 이 부분입니다. 두 방법 모두 “판단하지 않기 위해 규칙을 만든다”는 목적은 같은데, 작동 방식이 정반대입니다.

F&G 티어 시스템 VR
발동 조건 사건 기반 (공포지수 + 하락률) 주기 기반 (매 사이클)
조건 미충족 시 아무것도 안 함 그래도 뭔가 함
매도 별도 3단계 룰 필요 매수와 같은 공식에서 자동 도출
현금 목표 비중 고정(30%) Pool이 자동 증감
계산 조건 확인만 매 사이클 계산 필요

솔직히 말하면, 상승장에서는 제가 집니다

표를 만들면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게 있습니다.

제 시스템은 현금을 30% 이상 들고 갑니다. 지금은 46%까지 쌓여 있고요. 이 말은 상승장에서 제 계좌의 절반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지수가 20% 올라도 저는 그 절반만 먹습니다.

반면 VR은 그 구간에서 계속 굴러갑니다. 매도로 Pool을 채우고, 그 Pool이 다음 V를 밀어올려 다시 사고. 3배 레버리지인 TQQQ를 그대로 들고 있는 것만큼은 아니어도, 상승장이 이어지면 QLD 이상의 성과는 충분히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돈이 놀지 않으니까요.

제 F&G 글에서 백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면서 “수익률만 보면 무지성 적립이 이긴다”고 썼는데, VR을 공부하고 나니 그 격차의 이유가 더 선명해졌습니다. 놀고 있는 현금은 결국 비용입니다.

그럼 제 방식은 왜 하는가

두 가지가 남습니다.

하나는 하락장에서의 멘탈입니다. VR도 하락장에서는 같이 맞습니다. 사이클을 돌리기 때문에 존버보다는 낫지만, 결국 주식 비중이 높으니 계좌는 파랗게 물듭니다. 저는 절반이 현금이라 그만큼 덜 맞습니다. 지난 7월 하락장에서 종목별로는 5%씩 빠졌는데 총자산은 1%도 안 줄었던 게 그 결과였습니다.

수익률로는 손해지만, 계좌를 안 던지게 만드는 값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방법도 중간에 그만두면 0이니까요.

다른 하나는 단순함입니다. 제 시스템은 숫자 두 개만 보면 됩니다. 공포탐욕지수와 지수 하락률. 조건이 맞으면 사고,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합니다. 계산기도 엑셀도 필요 없고, 규칙을 잊어버릴 일도 없습니다.

VR은 더 정교합니다. 정교한 만큼 더 많은 걸 관리해야 하고요. 저는 아직 제가 그 관리를 몇 년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어느 쪽이 우월하다기보다 무엇을 포기할지의 선택입니다.

  • 상승장의 수익률을 포기하고 하락장의 평온과 단순함을 사는 것 → 제 방식
  • 하락장의 평온을 일부 포기하고 상승장의 수익률과 정교함을 사는 것 → VR

그래서 더더욱 직접 굴려보고 싶어졌습니다. 글로 비교하는 것과 실제 계좌로 겪는 건 다르니까요.


시작하기 전에 알아둘 것

1. 계산이 생각보다 번거롭습니다

솔직히 이게 VR의 가장 현실적인 진입 장벽입니다.

기본공식은 그럭저럭 암산이 되는데, 실력공식은 제곱근이 들어가서 손으로는 못 풉니다. 게다가 매 사이클마다 직전 V, 현재 평가금, Pool, 적립금을 전부 기록해두고 계산해야 합니다. 한두 번은 할 만한데, 이걸 몇 년간 빠짐없이 하려면 결국 엑셀 시트가 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라오어님 네이버 카페에 회원들이 만들어 공유한 시트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직접 만들 자신이 없다면 가입해서 찾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시작 전에 그쪽부터 살펴볼 생각입니다.

이건 방법론의 흠이라기보다 어떤 규칙이든 계속하려면 도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제 F&G 시스템도 조건 확인이 단순하니 유지되는 거지, 매주 복잡한 계산이 필요했다면 진작에 포기했을 겁니다.

2. 기초 자산의 위험은 그대로입니다

VR은 주로 TQQQ 같은 3배 레버리지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소개됩니다. 방법론이 정교하다고 해서 기초 자산의 변동성이나 하락 위험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3. 복잡한 쪽이 더 좋은 건 아닙니다

기본공식과 실력공식은 백테스트상 수익률과 MDD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즉 성향의 문제입니다.


앞으로 할 것

일단 개념은 이해했으니, 다음 단계는 실제로 굴려보는 겁니다.

곧 추가 시드가 들어오면 그중 일부를 떼서 VR을 소액으로 직접 테스트해볼 생각입니다. 제 티어 매수용 탄약은 건드리지 않고, 딱 실험이라고 부를 만한 금액으로요.

시작 V를 얼마로 잡을지, G를 몇으로 둘지, 기본공식으로 갈지 실력공식으로 갈지 — 정하고 나면 규칙부터 글로 공개하겠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결과가 좋든 나쁘든 변명할 여지가 없으니까요.


VR은 라오어님이 만든 방법론이며, 이 글은 제가 이해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확한 내용과 전체 공식은 원문과 저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기록이며, 특정 매매법이나 종목의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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